<머리말>

  AI는 이제 공공부문에서도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데이터와 알고리즘, 자동화된 판단이 일상적인 행정 운영의 일부가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정책은 데이터를 통하여 설계되고, 복지 대상자는 알고리즘을 통하여 선별되며, 민원은 디지털 시스템을 통하여 처리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의 차원을 넘어, 행정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전환의 지점에서 출발한다. 공공 AX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공공기관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공공 AX는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AI를 활용하여 현명한 공공기관, 다시 말하여 Wise Public Institution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현명함’이란 기술적 효율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좀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좀 더 책임 있게 결정하며, 좀 더 투명하게 설명하고, 좀 더 신뢰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조직의 상태를 의미한다. AI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더 나은 판단을 내리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그 수단은 행정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만큼 강력하다. 따라서 공공 AX는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통치 방식의 전환이고, 조직 설계의 재구성이며, 책임 체계의 재정립이다.

  전자정부가 행정의 디지털화를 이끌었다면, 공공 AX는 행정의 지능화를 요구한다. 디지털화는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을 확장하였다면, 지능화는 판단 구조 자체를 재편한다. 알고리즘이 정책 설계와 집행 과정에 개입하는 순간, 효율성의 문제는 곧 정당성과 책임의 문제로 전환된다. 행정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알고리즘은 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판단 과정은 단지 빠르고 정확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설명 가능하여야 하고, 통제 가능하여야 하며, 제도적으로 정당화가 가능하여야 한다. 이 지점에서 공공 AX는 기술의 속도와 공공성의 무게가 충돌하는 영역에 서게 된다.

  현명한 공공기관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기술을 가장 많이 도입한 기관이 아니라, 기술을 가장 책임 있게 통합한 기관이다. 그것은 최신 AI 솔루션을 보유한 조직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을 제도와 윤리, 거버넌스의 틀 안에서 통제할 수 있는 조직이다. AI를 활용한다는 것은 결국 권한의 배분 구조를 바꾸는 일이며, 의사결정의 근거를 재정의 하는 일이다. 따라서 공공 AX의 성패는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전략, 데이터 체계, 조직 역량, 그리고 책임·윤리·위험관리 구조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설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 이 책은 공공 AX를 이 네 요소가 결합된 시스템 전환의 문제로 접근한다.

  공공 AX의 과정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 초기에는 기술 실험과 파일럿 사업이 중심이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통합과 조직 학습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거버넌스와 책임 체계가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AI는 조직 내부에 파편화된 도구로 남게 된다. 진정한 전환은 AI를 전제로 설계된 조직으로의 이동, 즉 정책 설계와 집행, 평가 전 과정이 예측과 학습, 환류의 구조로 작동하는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단계에 이르기 위하여 무엇보다 위험관리와 신뢰의 제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AI 성숙도는 곧 위험관리 성숙도이며, 지능화의 수준은 곧 책임 체계의 정교함과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공공 AX를 낙관적으로 예찬하지 않는다. 또한 기술의 불가피성을 이유로 비판을 유보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묻는다. 공공기관은 AI를 어떻게 책임 있게 받아들일 것인가? 기술의 가능성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형태로 조정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역할이라면, 공공 AX는 그 자체로 하나의 공공적 과제이다. Wise Public Institution은 기술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전략적 선택과 제도적 설계, 조직적 학습, 그리고 윤리적 성찰을 통하여 만들어진다.

  이 책에 담긴 사례들은 완성된 모델이 아니다. 그것은 시행착오의 기록이며, 학습의 과정이다. 공공기관이 AI를 도입하며 겪은 고민과 한계, 그리고 제도적 조정의 노력들이 이 책의 재료가 되었다. 이 작업이 가능하였던 것은 공공 AX의 실험과 실천을 공유하여 준 여러 공공기관의 협력 덕분이다. 각 기관이 자신의 경험을 개방하고, 성공과 실패를 솔직하게 나누어 주지 않았다면 이 책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참여하여 주신 모든 공공기관에 깊이 감사드린다. 그들의 고민과 실천은 단지 개별 기관의 성과가 아니라, 우리 공공부문 전체의 집단적 학습 자산이다.

  아울러 이 책의 출판을 맡아 준 도서출판 윤성사 정재훈 대표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공공 AX라는 도전적인 주제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 작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여 준 용기와 신뢰에 깊이 감사드린다. 출판은 단순한 인쇄 과정이 아니라, 사유를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하는 행위이다. 이 책이 공공기관과 연구자, 정책 담당자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러한 지원 덕분일 것이다.

  공공 AX는 기술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공공기관이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다. AI를 통하여 우리는 더 빠른 행정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향하여야 할 것은 더 빠른 행정이 아니라 더 현명한 행정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더 자동화된 조직이 아니라, 더 책임 있는 조직이다. 이 책이 제안하는 공공 AX는 바로 그 지점, AI를 통하여 현명한 공공기관으로 나아가는 길에 대한 하나의 시도이다. 이 시도가 각자의 현장에서 새로운 질문을 불러일으키고, 각 기관이 자신의 맥락에서 다시 설계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하나의 완결된 답을 제시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전히 채워야 할 빈틈이 있고, 더 깊이 탐구하여야 할 주제들도 남아 있다. 공공 AX라는 거대한 전환의 흐름을 한 권의 책에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우리의 사유와 경험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한계는 전적으로 대표 저자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며, 동시에 앞으로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성찰하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 작업에는 많은 분들의 지혜와 경험이 담겼다. 각자의 자리에서 공공 AX를 실천하고 고민하여 온 분들의 통찰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뛰어난 기여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또한 대표 저자의 책임이다. 부족함은 겸허히 안고 가되, 배움과 성찰의 과정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년 3월

저자들을 대표하여

노승용

 

<차례>

제1부 공공 AX의 이해

제1장 한국 정부의 디지털 여정: 전산화에서 AI 정부까지 

제1절 노태우 정부: 전산화의 제도적 출발

제2절 김영삼 정부: 정보화의 국가 전략화

제3절 김대중 정부: 디지털 국가의 선언 

제4절 노무현 정부: 통합국가의 설계와 전자정부의 구조적 완성 

제5절 이명박 정부: 모바일 전환과 스마트 정부의 등장 

제6절 박근혜 정부: 정부 3.0의 선언

제7절 문재인 정부: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제8절 윤석열 정부: 디지털플랫폼정부의 등장 

제9절 이재명 정부: AI 정부의 도래, 선제적·과학적 통합 행정의 설계 

제10절 한국 정부의 디지털 진화: 계산에서 판단으로

 

제2장 디지털 혁신과 공공 AX 

제1절 디지털 혁신의 개념

제2절 디지털 혁신 관련 주요 이론

제3절 디지털 혁신의 주요 요소 

제4절 주요 국가의 디지털 혁신 및 AI 전략 

 

제3장 공공 AX의 이해 

제1절 왜 지금 공공부문에 AI인가: 전자정부를 넘어 공공 AX로 

제2절 공공 AX 관점에서 본 AI의 구조와 작동 원리: 기술이 아닌 행정 시스템으로서의 AI 

제3절 공공 AX 시스템 설계론: 전략·데이터·조직·기술의 통합 구조

제4절 공공 AX의 책임·윤리·위험관리 체계 

제5절 공공 AX 성숙도와 전략 진화

 

제4장 공공기관 AI 위험관리 모델 

제1절 공공기관 AI 위험관리 모델의 이론적 배경 

제2절 공공기관 AI 위험관리 모델 

제3절 공공기관 AI 위험관리 모델의 적용 가능성과 정책적 함의

제4절 결론 

 

제2부 공공 AX 사례

제5장 NIA: 공공기관 AX를 위한 전략적 접근 

제1절 서론: 왜 AX인가 

제2절 NIA AX 전략 개요: 무엇을 할 것인가

제3절 추진 과제: 어떻게 할 것인가 

제4절 기대효과 및 시사점

 

제6장 한국남부발전(주): 생성형 AI 도입 성공 분석 

제1절 서론 

제2절 생성형 AI 도입을 위한 전략: 한국남부발전(주) 사례

제3절 성과 분석

제4절 결론 

 

제7장 한국마사회: 가장 오래된 스포츠 경마, 최신의 AX를 선도하다 

제1절 한국마사회, 경마 그리고 동시화의 과제 

제2절 가장 오래된 스포츠 경마, 최신의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다 

제3절 맺음말 

 

제8장 한국국토정보공사: 국토정보 AX 전환, GeoAI 기반 국토정보 조사 

제1절 들어가며 

제2절 국토관리 패러다임의 전환: GeoAI 기술 

제3절 국토 분야 AX 전환의 여정: Land-XI 플랫폼 

제4절 혁신 성과: GeoAI 기반 국토정보 조사 실증 

제5절 맺음말: 국토정보 AX 전환의 의미와 향후 과제

 

제9장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AX와 DX로 여는 더 나은 업무 환경 

제1절 들어가며 

제2절 KCA의 AX와 DX를 통한 혁신

제3절 AX 확산을 위한 대외 지원활동 및 향후 방향

제10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I로 지키는 장바구니 물가,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웃는 혁신 

제1절 들어가며 

제2절 AX 혁신 사례: 농넷과 AI 기반 농산물 가격예측 모델

제3절 혁신 성과

제4절 향후 방향

 

제11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 성공의 이정표, 빅데이터 플랫폼 

제1절 내우외환 속에서도 등대가 되는 소상공인

제2절 소상공인 성공의 이정표, 빅데이터 플랫폼 

제3절 소상공인365가 지향하는 미래

 

제12장 국민연금공단: 국민의 행복과 소득보장을 위하여 AI 기반 서비스 혁신 

제1절 공공부문 AX 전환과 국민연금공단의 연금복지통합플랫폼 사업 

제2절 국민연금공단 AX 대전환의 시작 

제3절 국민연금공단 제도 분야 AX 혁신 사례

제4절 국민연금공단 기금 분야 AX 혁신 사례

제5절 맺음말: 국민연금공단의 성공적인 AX 전환을 위하여

 

제13장 한국환경공단: AI 내재화로 구현하는 지속 가능한 GREEN AI 행정 

제1절 ‘이중 전환’ 시대, 환경행정의 새로운 정의

제2절 기관의 특성과 정부 정책을 연결하여 ‘Green AX’로 답하다 

제3절 DX에서 AX로, ‘단계적 내재화’의 로드맵

제4절 지속 가능한 환경행정을 위한 4대 혁신과 가시적 결과 

제5절 맺음말: 지속 가능한 GREEN AI 행정으로, 공단의 경쟁력을 재정의하다 

 

제14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의 AX 추진 노력 

제1절 전사적 AX 전략 수립과 실행 체계 확립

제2절 최초의 대화형 AI 무역투자 정보 서비스, ‘AI 수출정보’ 도입

제3절 데이터-AI-현장조직이 어우러진 바이어 발굴 혁신 

제4절 지역기업과 청년을 위한 AI 수출지원 인프라 조성

제5절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로 지원 여력을 확보하고, 1개사라도 더 지원한다

 

제15장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데이터로 새로운 가치를 연결하다 

제1절 고속도로의 구조적 한계와 AI 대전환의 필연성 

제2절 고속도로 AX 전환을 위한 추진 전략

제3절 한국도로공사의 AX 혁신 사례 

제4절 국민 모두의 AI를 위한 생태계와 안전망 구축 

제5절 맺음말: 한국도로공사의 차별화된 AX 혁신

 

제16장 한국남동발전: AX를 통하여 공공성과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다 

제1절 들어가며 

제2절 KOEN의 AX 혁신 사례

제3절 맺음말 

 

제17장 한국철도공사: AI를 활용하여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다 

제1절 들어가며

제2절 KORAIL의 AX 혁신 사례

제3절 AX 추진 전략 

제4절 맺음말 

 

제3부 공공 AX 전략

제18장 대한민국 공공 AX 대전환,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나 

제1절 개념의 재정립: 공공 AI를 넘어 공공 AX로 

제2절 공공부문 AI 중요성: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의 AI 

제3절 국민 수용성과 신뢰성 확보: AI 도입의 전제조건

제4절 2026 공공 AX의 목표와 현주소,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혁신하는가

제5절 구조적 한계: 혁신의 발목을 잡는 삼중고 

제6절 보안 규제의 딜레마와 ‘제대로 된 클라우드’의 부재 

제7절 인재 부족과 순환보직의 폐해 

제8절 공공부문 AI 도입 다섯 가지 원칙 

제9절 공공부문 AI 도입을 위한 5단계 프로세스 

제10절 공공업무 6대 서비스 유형의 진화와 기술 적용의 마스터플랜

제11절 공공 AX 실현을 위한 다섯 가지 전략 

제12절 소결 

 

제19장 공공기관 공공 AX의 미래 

제1절 사례를 넘어 법칙으로: 공공기관 AX 7대 성공 원리의 정식화

제2절 성공이 확산되지 않는 이유: 공공기관 AX의 구조적 제약에 대한 재해석

제3절 공공기관 AX 거버넌스 재설계: 실행을 위한 최소 조건 

제4절 공공기관 AX 실행 로드맵 2030: 기술 일정이 아닌 조직 전환의 서사 

제5절 공공기관 유형별 AX 전략의 심층화: 기술이 아니라 공공 목적에서 출발하라

제6절 인재와 조직 전환: 공공 AX의 가장 느리고, 가장 결정적인 조건 

제7절 시민 신뢰를 전제로 한 지능형 공공기관: 효율을 넘어 민주적 공공성의 재설계로

제8절 소결 

 

<저자 소개>

노승용 서울여자대학교

김명규 한국남동발전

김태진 한국국토정보공사

박덕수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서용원 국민연금공단

서우창 한국철도공사

송하령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명진 한국마사회

이선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승현 포티투마루

임준상 한국환경공단

조경수 한국남부발전(주)

조성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최원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최은경 한국도로공사

함대성 국민연금공단

한 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