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규제관리론』을 내놓았다. 우리는 규제가 정부 운영의 본령이며, 규제의 질이 사회 수준을 결정한다는 명제를 이해해야 한다. 정부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며, 규제관리는 그 핵심이다. 규제관리에 꾸준한 국가는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었고, 국민들의 삶의 질도 하루하루 나아졌다. 반대로 규제관리에 실패한 국가의 국민들은 규제가 주는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야 했다.

  이 책은 규제관리에 초점을 두고 기술되었다는 점에서 기존 규제 관련 저술과 다르다. 『정부규제론』, 『규제정책론』, 『규제행정론』 등 기존 규제 저술들은 규제의 본질을 이해시키려는 측면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복잡한 이론 소개가 많았고, 현장의 규제관리와는 동떨어진 부분도 있었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좀 더 실용적이다. 규제관리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한 권 정도는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필자는 운 좋게도 정부 규제관리 실무에 여러 위치에서, 여러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규제관리의 실제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있다. 이게 경쟁력이라 생각했다. 단순히 규제관리 방법론을 소개하는데서 나아가 규제가 왜 작동하지 않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제관리 현장의 고민도 담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규제에 대한 이해이다. 규제의 개념, 규제 이해의 여러 관점, 규제의 역사와 발달 과정 등 정부규제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가급적 어렵지 않고 쉽게, 그렇지만 기존 저술과는 차별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규제를 가설로 규정한 것, 규제 개념이 이론적·실무적 관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규제관리에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넣었다. 규제 이해의 관점에도 보편적인 견해인 공익과 사익 관점에 더해 모순 관점과 제도 관점을 넣었다. 복잡한 현실과 얽히고설킨 규제들 속에서 규제가 처한 모순을 이해하고, 그러면서도 규제의 합리성을 판단할 근거를 제시하고 싶었다. 규제의 역사와 발달 과정에서는 규제는 늘 국가와 함께 있었고, 국가 발전과 함께 새로운 사회 수요를 반영하면서 지속되어 온 것임을 보여주려 했다. 아울러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도전도 소개했다.

  제2부는 규제관리에 대한 이해이다. 제1부에서의 규제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본격적인 규제관리 방법론을 소개하기 위해 규제관리의 개념과 근거를 다양하게 소개했다. 시장실패와 경쟁제한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흔히 일컫는 소수자 보호나 환경, 문화와 사회적 규범도 다루었다. 규제 유형은 규제관리를 위한 매우 중요한 참조들이다. 다양한 규제 유형을 능숙히 이해해 규제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면 더 나은 품질의 규제설계가 가능하다. 규제관리 체계에서는 규제의 합리적 관리를 위해서는 규제관리기관의 독립성, 전문성, 전임성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싶었다. 신설·강화 규제의 관리와 기존 규제의 관리는 각각 중요한 관리기법과 방법론을 최대한 포괄적으로 포함해서 실무에서도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규제 협상과 적극행정은 기존의 규제 관련 저술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규제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점점 복잡해질 규제 갈등을 다루는 데 규제를 관리하는 정부는 능숙해야 한다. 관료의 소극성 타파 역시, 현장의 그림자 규제를 해소하는 데 핵심 요소이다.

  제3부는 우리나라 규제관리의 현재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개선 수요를 포괄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미리 밝혀둘 것은 우리나라 규제관리에서는 규제개혁이란 개념이 더 일반적으로 쓰여서 제3부에서는 규제관리와 규제개혁을 혼용해서 기술했다. 이 부분 학습을 통해 우리나라 규제관리를 조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 『규제관리론』 출간으로 태생적으로 이론과 실무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있을 수밖에 없는 규제 분야의 학문생태계, 정부생태계가 서로 도와서 좀 더 수준 높은 규제관리를 통해 우리나라가 더 나은 국가가 되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규제 저술과 규제 연구는 은사이신 최병선 교수님의 『정부규제론』에서 소개한 이론과 접근법, 아이디어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필자도 그렇다. 규제를 연구하는 내 또래 동학들과 더불어 선생님께 진 빚이 크다. 깊이 감사를 드린다. 배우면서는 이해하려 했고, 학위를 하고 나선 틀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다른, 새로운 것을 말할 때는 조심하려 했다. 그래도 오류가 많고, 잘못도 많다. 책을 내놓고서도 계속 질문하고 공부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아울러 이 책은 조각보 같은 책이다. 지난 10여 년 규제 관련한 글을 펴 놓고, 잘라내고 덧붙이고 했다. 어떤 부분은 그대로 가져오기도 했다. 각각 다른 목적과 형식으로 썼던 글들을 가져오다 보니 교재로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체를 통일하려 노력해야 했고 한꺼번에 가져온 부분에는 인용에도 최대한 조심을 기했다. 하지만 이 글들은 명백히 모두 어느 시기 내가 직접 쓴 글이다. 그럼에도 혹시 있을지 모를 인용의 누락과 오류는 오롯이 저자의 몫임을 밝혀둔다. 참고 문헌에 소개한 저자의 글과 거기에 딸린 다른 참고 문헌을 참고하면 이 책에서의 내용보다 깊이 있는 내용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책 발간에 도움을 주신 윤성사의 정재훈 대표님께도 감사드린다.

2021년 6월

이혁우

 

<차례>

제1부 규제에 대한 이해· ··············································11

제1장 규제의 개념···············································13

 1. 정책과 규제 / 13

 2. 규제 개념과 그 구조 / 18

 3. 규제관리를 위한 규제 개념 / 26

 4. 규제와 이해당사자 / 33

제2장 규제 이해의 여러 관점········································42

 1. 공익 관점 규제 / 43

 2. 사익 관점 규제 / 46

 3. 성장 관점 규제 / 55

 4. 모순 관점 규제 / 60

 5. 제도 관점 규제 / 67

제3장 규제의 역사와 발달 과정·······································71

 1. 규제의 보편성 / 71

 2. 근대 이전의 규제 양상 / 72

 3. 근대 이후,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 / 74

 4. 현대, 다시 확대된 규제 / 77

 5. 주요국의 규제관리 / 88

 

제2부 규제관리에 대한 이해· ··········································95

제4장 규제관리의 개념과 근거· ······································97

 1. 규제관리의 개념과 원칙 / 97

 2. 규제의 근거(1): 시장실패 / 104

 3. 규제의 근거(2): 경쟁제한 / 116

 4. 규제의 근거(3): 문화, 사회규범, 환경, 소수자 보호 / 124

 5. 규제의 근거들에 대한 판단 / 130

 6. 규제관리의 근거: 정부실패와 법규주의 / 133

제5장 규제 유형················································141

 1. 규제 유형과 규제관리 / 141

 2. 경제규제·사회규제·행정규제 / 142

 3. 다양한 규제 유형: 규제관리의 관점에서 / 150

 4. 규제 아닌 정책 수단 / 162

제6장 규제관리체계·············································167

 1. 규제관리체계의 개념 / 167

 2. 규제관리의 정책적 측면 / 169

 3. 규제관리의 행정체계 / 173

 4. 국회와 각 부처(지방자치단체) 내 규제관리 기구 / 184

제7장 신설·강화 규제관리·········································190

 1. 신설·강화 규제의 개념과 관리의 필요성 / 190

 2. 신설·강화 규제 도입체계 / 195

 3. 규제심사 제도와 그 설계 / 199

 4. 규제영향분석의 의의와 방법 / 207

 5. 행정부담과 표준비용분석 / 215

제8장 기존 규제관리· ············································217

 1. 기존 규제의 개념과 성격 / 217

 2. 기존 규제관리의 중요성 / 220

 3. 기존 규제관리 수단 / 223

 4. 기존 규제 개선의 방식 / 236

제9장 규제 갈등의 관리· ··········································242

 1. 규제 갈등의 본질 / 242

 2. 규제관리와 갈등의 여러 측면 / 244

 3. 규제(개혁)와 갈등관리 방안 설계 / 248

 4. 규제 갈등관리의 전제: 신뢰할 만한 공약 / 262

제10장 적극행정과 규제관리 교육· ····································265

 1. 규제관리에서 공무원의 유인 / 265

 2. 규제관리 단계별 공무원 행태 / 269

 3. 적극행정과 규제관리 / 274

 4. 규제관리 교육 프로그램 운영 / 276

 

제3부 규제관리의 평가와 미래· ········································281

제11장 우리나라 규제관리에 대한 평가··································283

 1. 각 정부의 규제관리와 그 평가 / 283

 2. 우리나라 규제관리에서 흔한 혼동 / 286

 3. 규제개혁에 대한 효과 오해 / 290

 4. 규제개혁은 규제개혁의 원인 / 293

제12장 미래의 규제관리 방향········································298

 1. 규제관리의 방향성 진단 / 298

 2. 규제관리 수단의 실제와 진단 / 304

 3. 규제관리의 개선 방향 / 311

 4. 규제개혁의 지속을 위한 제언 / 326

 

<저자 소개>

이혁우(李奕雨, Lee Hyuk Woo)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이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워싱턴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으며 한국규제학회 연구위원장, 부편집위원장으로 봉사했다.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국토교통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림청, 문화재청, 특허청, 관세청, 충청남도 등 여러 정부부처의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정부의 규제관리 실제에 다양하게 참여했다. 저서로는 『The Experience of Democracy and Bureaucracy in South Korea(Emerald, 공저)』, 『민주주의는 만능인가』(가갸날 공저), 『실패한 정책들』(박영사, 공저), 『함께 못사는 나라로 가고 있다』(윤성사, 공저), 『규제를 규제한다』(윤성사) 외 다수 논문과 저서가 있다(hwlee@pcu.ac.kr).